42일째 쌍둥이 근황
*황달 증세로 모유수유 중단
-조리원에 있을 땐 어떻게든 모유를 먹이려고 했습니다. 신생아들에게 초유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모유수유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초유만은 반드시 먹여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산모가 최대한 쉴 수 있는 조리원에서 저는 쌍둥이를 돌아가며 수유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쌍둥이는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황달 증세를 보였는데요. 조리원 입소 후에도 얼굴이 노래서 병원에 갔더니 황달 판정을 받았어요. 신생아가 황달이면 증세가 호전되기까지 모유를 먹이면 안 돼요. 황달 증세가 심해지면 대학병원에 가야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쌍둥이는 그 정도까진 아니었어요. 황달 검사를 세 번째 받았을 때 증세가 호전됐네요.
-모유수유가 중단된 일주일 동안 저는 유축한 모유를 냉동실에 얼리며 아이들에게 모유 먹일 준비를 했죠. 모유수유를 하는 산모는 최대한 음식을 덜 맵고 짜게 먹어야 합니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 등도 당연히 먹으면 안 됩니다. 당장 모유수유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황달 증세가 나아지면 언제든지 수유를 해야 했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을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아메리카노 한잔, 달달한 케이크가 먹고 싶었지만 모유수유 때문에 겨우 참았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의 황달 증세는 며칠 만에 가라앉았고요. 조리원에서 퇴소할 때까지 초유를 잘 먹일 수 있었어요. 일단 초유 먹이는 것에는 성공했습니다. 둘이 나눠서 먹는 것이라 양은 부족했지만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모유수유
-조리원 퇴소 후 집에서 모유수유를 며칠 했더니 목과 어깨가 뻐근하기 시작했어요. 모유수유를 할 때 아기를 보면서 수유하려면 고개를 계속 숙여야 하는데요. 두 명을 돌아가며 수유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처음엔 한 달이라도 잘 먹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두세 시간마다 배고파서 우는 두 명의 신생아 아가들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도 제 한계를 벗어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하루에 한두 번이라도 간식처럼 모유를 먹이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확실히 모유량이 줄더라고요.
-친한 친구의 말이 단유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아는 쌍둥이 엄마가 모유수유를 시도하다 한 달 만에 어깨 디스크로 고생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과연 그 말이 맞을까 싶었는데 며칠 수유하다 보니 그 말이 어쩌면 나한테도 가능할 수 있겠다 싶더군요. 목과 어깨, 허리까지 뻐근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었어요. 글서 과감하게 단유를 결정했습니다. 엄마가 아프지 않고 건강해야 아이들을 잘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단유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모유수유를 오래 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지만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신생아 변비, 과감하게 분유 교체
-첫째 아이는 변비로 고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쌍둥이는 변비로 어려움을 겪었네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가 얼굴에 힘을 주며 응가를 하려고 시도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울음을 터트리는 것을 보는 게 엄마로서 참 힘들었어요. 두 명 다 변비 기운이 있다 보니 모유수유를 오래 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쌍둥이 중 한 명이 특히 응가를 보는 것을 더 힘들어해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소아과 의사는 5일 이상 대변을 보지 못하는 게 변비의 정의라면서 하루에 한 번이라도 응가를 한다면 심각한 것이 아니라고 위로해줬습니다. 신생아가 변비약을 복용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말을 하면서요. 아기 때부터 약에 의존하면 나중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상태가 며칠 지속되자 어쩔 수 없이 다른 병원에 가서 약 처방을 받았고 의사가 알려준 대로 배 마사지를 꾸준히 해줬더니 그나마 변비 증상이 한결 호전됐네요. 매일 액상 유산균도 꾸준히 먹였고요. 액상 유산균 효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드시모네라는 다른 유산균도 함께 먹였어요.
-분유도 다른 것으로 교체했습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외국 분유를 먹였는데 그게 우리 아이한테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교체하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 분유 가운데는 유산균이 포함된 것도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바뀐 분유와 유산균 약을 먹이니 변비 증세가 한결 나아졌네요.
-부모한테는 아이가 아픈 게 가장 힘든 일이에요. 보름 가까이 변비에 시달리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의 건강함이 부모한테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제 욕심으로 자녀 양육을 하지 않고 아이들이 건강한 것만으로도 많이 감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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